이름표 붙였다 떼기

□이름표 붙였다 떼기
 ”그런데 이것은 도대체 어떻게 된 까닭입니까? 이 오랫동안 나 외에는 아무도 이 문을 찾아와서 들여보내달라고 부탁한 사람이 없으니 말이에요.”

 수위는 그 사나이의 임종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았다. 그래서 희미해져 가는 그의 청각에도 들릴 수 있도록 포효하는 듯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여기에는 다른 사람은 아무도 입장 허가를 받을 수가 없소. 결국 이것은 오직 당신만을 위한 입구였소. 자, 이제 나는 떠나겠소. 그리고 이 입구를 폐쇄하겠소.”
–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의 법 앞에서(Vor dem Gesetz, 1925) 中 발췌

 ”너의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한 이유는 그꽃을 위해 네가 공들인 시간 때문이야.”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Marie Jean-Baptiste Roger de Saint-Exupéry) 어린 왕자(Le Petit Prince, 1943) 中 발췌

 이제는 클리셰 급의 식상한 의미가 돼버렸지만, 다시금 적어 보면 전자는 누군가를 들여보낼 수도, 그 누군가를 막을 수도 있는 이중의 의미이고, 후자는 수많은 장미꽃 중에 의미를 부여했기에 특별했던 거였고, 책에는 안 나오지만, 의미를 제거한다면 또 다시 평범한 꽃이 되는 이중의 의미가 아닐까? 가상과 현실의 의미가 그렇듯. 지하철 타고 오다가 생각나서 남겨 본다.
 
 몇 달 동안 시간적 여유가 있어 허튼 글 남기곤 했는데, 오늘부터는 달라져 간다. 오후에 차 마시러 갈 시간도 빠듯하네.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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