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정보
제작: 카도카와 하루키 사무소(角川春樹事務所)
제작년도: 1990/06/23
상영시간: 118분
감독: 카도카와 하루키(角川春樹)
원작: 카이온지 지고로(海音寺潮五郎)
음악:
배역: 上杉謙信(榎本孝明), 武田信玄(津川雅彦), 乃美(浅野温子), 八重(財前直見), 太郎義信(野村宏伸), 柿崎景家(伊武雅刀), 直江実綱(浜田晃), 大熊朝秀(成瀬正孝), 北条高広(南雲勇助), 色部勝長(矢山治), 村上義清(大林丈史), 鬼小島弥太郎(須藤正裕), 侍女(岸田今日子), 勅使(風間杜夫), 高坂弾正(沖田浩之)

영화 해설
「하늘과 땅과」는 우리에게 카도카와 쇼텐(角川書店)으로 알려진 출판사의 사장인 카도카와 하루키(角川春樹)가 메가폰을 잡은 시대극이다. 영화제작회사도 함께 경영하고 있는 사업수완가인 그가 50억엔(240억원)이라는 거액을 감히 한편의 영화제작비로 투여하면서, 절대로 흥행에스도 적자를 보지않겠다고 큰소리치며 만든 작품이다.

또한 「더럽혀진 영웅」 (82), 「애정이야기」 (84), 「캬바레」 (86) 에 이은 그의 네 번째 작품이기도 한 이형화는 “카도카와 영화 15주년 기념작품”으로 그가 “나를 집대성하는 영화를 만들겠다” 고 호언한 대스펙타클이기도 하다. 「하늘과 땅과」는 일본춘추전국시대의 두 장군인 우에스기 켄신(上衫謙信)과 다게다 신겐(武田信玄)의 유명한 대결을 그리고 있다.

영화 내용
16세기 전국시대, 가신이 주인을 죽이고, 혈육간에도 이권을 위해서 칼부림을 벌이던 난세의 와중. 에치고 땅에는 정변이 일어난다. 주색에 빠져 정무를 돌보지 않는 타락한 영주에 반기를 든 뜻있는 무사들은 영주를 치고 그의 동생 카게토라를 새로운 주인으로 추대한다. 그러나 카게토라는 나라의 평정을 위함이었지만 형을 제거 한데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며 두터운 불심을 갖고 금욕적인 생활을 한다. 냉철한 통치관과 공격력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국가의 기반을 탄탄히 다져 주변으로부터 “에치고의 용”라고 추앙 받는 군주로 성장한다.

전쟁이 소강상태에 들어가 잠깐 휴식의 날을 보내던 카게토라는 어느 날 말을 타고 풍경을 감상하던 중 아름다운 피리소리에 이끌린 것이 인연이 돼 나미 라는 아름다운 소녀를 알게 된다. 그녀는 우사미 사다유키(宇佐美定行)의 딸. 한편, 겹겹이 산으로 둘러싸인 가이라는 지역에는 대군을 거느리고 천하를 거머쥘 야망에 불타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다게다 신겐(武田信玄)이다.

카게토라는 다게다 신겐(武田信玄)이 자신의 운명적인 숙적임을 예감하는데 이사실은 그에게 정신적인 압박으로 작용한다. 그의 예견대로 다게다 신겐(武田信玄)은 카게토라의 수하장수를 포셥해 그의 세력을 약화시키도록 하는 한편 우사미 사다유키(宇佐美定行)를 자신에게 끌어들이려 술책을 쓰려다 여의치 않자 그를 제거하는 등 시시각각으로 그의 목을 조여온다. 우사미 사다유키(宇佐美定行)의 죽음을 전해 듣고 산사로 나미(乃美)를 찾아간 카게토라, 그러나 카게토라는 빗장이 굳게 닫힌 문 넘어 에서 들려오는 나미(乃美)의 가슴을 에이는 구슬픈 피리소리만 듣고 돌아온다.

에이로쿠 4년 가을, 카게토라는 관동지방의 대 영주 우에스기가의 이름을 이어받아 우에스기 켄신으로 개명한다. 같은 해, 우에스기 켄신(上衫謙信)과 다게다 신겐(武田信玄)은 카와나카지마(川中島)에서 숙명적인 결전을 벌이게 된다. 흑으로 무장한 우에스기 군대와 적으로 무장한 다게다의 군대는 각기 진을 치고 대치한다. 결전의 순간을 앞에 하고 우에스기 진중에 비보가 날아든다. 나미의 죽음, 그녀의 혼이 섞인 피리를 전해 받은 우에스기는 비통한 마음을 가누지 못한다.

안개가 자욱한 날, 우에스기 진영과 다게다 진영이 움직인다. 이제 적과 흑의 대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것이다.

이 둘의 결투가 영화로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일본역사상에서 유명한 이유는 이들이 대결에서 보여준 훌륭한 전투적 철학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전투에서 승자와 패자를 따로 갖지 않았으며, 서로를 존경하고 이해한 그 시대의 위대한 장군의 표본이었다고 한다. 이 영화의 압권은 누가 뭐래도 1천 마리의 말과 3천 300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된 카와나카지마 전투(川中島の戦い)씬 이다.

일본에서는 이 전투 장면을 효과적으로 영상화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정한 영화의 제작팀은 50일간 캐나다 대평원에서의 로케이션을 감행했다고 한다. 가이온 지조고로의 소설을 영화한 이 작품은 몇번이나 영화화하자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거대한 스케일은 도저히 영화화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겨져 왔다고 한다. 그러나 배포 두터운(?) 가도가와가 이번에 결국 영화화를 실현시킨 것이다. 87년부터 영화를 기획하기 시작, 1년여의 촬영기간을 거치면서 만들어진 50억 엔의 초대작에는 일본 영화를 대표하는 정예부대가 참가했다.

켄신역에는 승마와 검도에 조예가 깊은 에노기 다까아끼, 신겐 역에는 「마루사의 여자」로 다수의 상을 휩쓴 바 있는 연기파 츠가와 마사히고가 열연했다. 또한 이 영화에서 빠뜨릴 수 없는 켄신의 스승인 우사미의 딸로 켄신의 정신적인 연인인 미모의 나미역은 아사노 아쯔고가 맡았다, 아사노는 지금 일본에서 남　・　녀 연기자를 통틀어서 가장 인기가 좋은 여배우이다.

흥행면에서도 절대 지지않겠다는 가도가와의 의지와 함께, 다소의 오락성이 가미된 역사극은 5월부터 TV를 비롯해, 다수의 잡지에 등장하기 시작하였으며, 지난달 부터는 극장가에 등장하여 일본전역을 적과 흑의 파노라마로 장식하고 있다. 지금(1990년 8월당시)의 기세로 봐서는 제작당시의 가도가와의 투지를 좌절 시키지 않을 전망이다.

카도가와 하루키가 직접 제작, 감독한 영화 「하늘과 땅과, 天と地と 90」은 그의 야망이 거의 정점에 달했던 작품이다. 국내에도 이미 지난 1990녀에 소설이 정식 발매(도서출판 영웅)되어 있는 이작품은 특히 소설에 삽입된 삽화를 아마노 요시타카가 그려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쨌든 카도카와 하루키(角川春樹)는 이 작품의 원작자인 카이온지 지고로(海音寺潮五郎)에게 일본 역대 최고 영화 판권비를 지불하면서부터 이상한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최종적으로는 이 영화의 총 제작비로 「아키라(アキラ), 88」를 두 편 찍을 수 있는 금액인 무려 50억 엔을 쏟아 붓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이 막대한 돈이 실제 영화 제작과 상관없는 부분에 투입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것은 장면 장면의 미장센을 특히 중요시 여기는 일본 영화계에서도 정말 유달리 미장센에 돈을 처바르기로 유명한 카도카와 하루키(角川春樹) 감독이, 단지 일본에 기마 전투 씬을 찍을 만한 평지가 없다는 이유로 영화의 로케이션 장소를 거친 바람이 휘몰아치는 로키 산맥(캐나다)의 광대한 벌판으로 헌팅 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촬영에 필요한 약 1,000필의 말은 현지에서 조달한다고 치더라도 문제는 3,000 명에 달하는 일본인 무사(엑스트라)들과 500명에 이르는 제작진을 캐나다까지 운송(?)해 가서 6주 동안이나 채우고 먹여 가며 촬영을 강행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믿기지 않는 만용을 실행에 옮긴 인물이 바로 카도카와 하루키(角川春樹)였던 것이다. 주위에선 카도카와 하루키(角川春樹)가 미치다 못해 경기를 앓고 있다고 했지만 결국 그 미련함이 인정받았던지 이 영화는 그 해 칸느 영화제 본선에 오르기도 했다.

출처
월간 로드쇼(ROAD SHOW) 1990년 8월 김영주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