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파드
높은 현대식 빌딩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청계천로, 청계공구상가, 그 사이사이에 노포, 가맥집, 실비집들이 있는 을지로3가. 지금은 만선호프로 인해 철거된 노포이자, 가맥집인 OB베어가 있던 을지로 노가리 골목. 그 길 건너편엔 젊은 사장님들이 운영하는 트렌디한 식당들, 여기가 힙지로다.
뭐, 힙지로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 얼마 전, 택시 기사님을 통해 이곳들도 재개발 지역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아마도, 내 20대 때 추억이 현실에서 이제는 기억으로 남은 피맛골처럼 돼버린다는 얘기겠지. 또 특색 없는 반듯반듯한 신축 건물들이 들어서겠지.
정들어가는 이곳이 또 언젠가는 재개발로 사라진 다니 안타까울 뿐이다. 재개발 문제는 정치 얘기로 빠질 소지가 있으니 스킵하고, 존재하는 동안 많은 추억이나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을지면옥, 을지다방, 조선옥, 서울아트시네마가 있던 서울극장 등. 이중 이미 사라진 곳도 있지만 말이다.